200그릇 한정, 재료 소진 시 영업 종료됩니다.
| 애니멀나라 등록 | 2024년 3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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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댁은 서울에서 나고 자랐어요. 열다섯부터 시를 쓰기 시작했고 4수 끝에 열망했던 서울예대 문예창작과에 입학했죠. 하지만 이상하게도 행복하지 않았어요. 시는 내면에 있는 것들을 꺼내야 하는 일인데, 저는 그게 계속 상처를 덧나게 해서 괴롭더라고요. 그래서 떠나야겠다고 결심했어요. 학교도, 서울도요. 스물여섯, 자퇴서를 냈어요. 그리고 무작정 바다를 찾아 속초로 떠났어요. 맛집으로 소문난 물회 집에 가서 밥을 먹는데 반쯤 보이는 주방에서 기다란 회칼을 들고 생선을 뜨는 사장님의 모습을 봤죠. 그런데 그게 너무 멋있더라고요. 나도 저런 기술이 익히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이 들었어요. 물회 명인에게 기술을 배울 수 있느냐고 물어봤지만, 당연히 거절당했죠. 수없이 찾아가도 명인의 대답은 한결같았지요. 대신 밑바닥부터 배울 거면 한번 나와보라 하더라고요. 그때부터 하루에 2천 마리가 넘는 생선의 머리를 치고, 살을 뜨면서 수없이 찔리고 피를 흘렸습니다. 위생장갑 안에 피가 고여도, 제 눈은 명인의 손기술과 타이머에 있었어요. 3개월도 버티지 못할 거라는 사람들의 예상과 달리 명인의 주방 파트너가 될 수 있었고 음식 재료 하나까지 진심을 담는 명인의 철학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음식은 나로 시작해 사람으로 끝난다는 것이 좋아요. 그 사이 예리한 칼날 끝에서 따스한 요리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싶다는 뚜렷한 목표가 생겼죠. 그게 창업을 결심한 이유에요. 혼자 식당을 꾸려가기보다는 은퇴를 앞둔 부모님과 함께하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부모님을 속초로 모셨어요. 은퇴는 끝이 아닌 시작이라는 걸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가족이 똘똘 뭉치면 못해낼 게 없으니까요. 펜이 아닌 회칼을 든 속초댁의 진심 어린 음식 이야기. 지금, 이곳에서 시작됩니다.